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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이 사람을 조종한다?

기사승인 [3호] 2018.12.27  13: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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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방송에서 국민 25%가 고양이 기생충 보균자로 특히 임산부에게 치명적이라고 하여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고양이를 숙주로 하여 사람과 다른 동물에게 감염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톡소포자충의 알을 먹은 쥐에게 주로 감염되며 고양이를 통한 감염은 미미하며, 길고양이 문제를 이슈 삼으려고 했다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항암효과와 신경퇴화를 막는 톡소포자충
올해 9월 서울의대 기생충학교실 신은희 교수팀은 톡소포자충을 활용하면 항암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팀은 이미 몇 년 전에 암, 알츠하이머와 같은 난치성 질환에 면역조절에 작용하는 이 기생충을 뇌에 일부러 감염시키면 신경의 퇴화를 막아 학습과 기억손상을 방지한다는 연구도 발표한 적이 있었다. 기생충이 인체 내에서 면역조절과 관련된 역할을 한다는 연속적인 연구결과로 기생충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뒤집는 내용이다.

톡소포자충이 사람을 조종한다?
톡소포자충에 걸린 쥐는 고양이의 소변냄새에 둔감해진다. 그러나 인간은 쥐와 달라 절대로 미생물에 의해 조종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체코의 플레그르(J. Flegr)는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나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정신분열증환자들에게 이 기생충 감염이 더 많이 확인되었던 것이다. 자살을 시도하거나 교통사고환자에게서도 톡소포자충의 비율이 더 높았다.

심지어 톡소포자충에 걸린 남자들은 고양이 소변냄새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적어졌으며, 질투와 내향적인 성격, 불안하고 화를 잘 내며 사회적 규범을 경시하는 경향까지 보였다. 그러나 반대로 여성감염자에게서는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독일 과학저널에 실린 프라하찰스대학 칸코바 박사팀의 연구에서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여성의 아들 출산율을 높인다는 연구도 있었다. 임신 중 이 기생충에 노출될 경우 정신지체와 귀머거리, 시력상실 등의 위험이 있는데, 톡소포자충이 남성 배아의 생존율을 높이도록 면역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숙주를 자살하게 만드는 ‘연가시’와 곰팡이버섯 기생충
사마귀, 귀뚜라미와 같은 곤충에 기생하는 연가시는 감염된 곤충이 수영을 하지 못함에도 물에 뛰어들어 죽음에 이르게 만든다. 결국 죽은 곤충의 뱃속에서 연가시가 자라나 종족번식을 하게 된다. 신경전달물질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분비하여 숙주인 곤충의 뇌를 조종하는 것이다. 곰팡이버섯 기생충의 경우는 숙주인 개미의 뇌를 조종하여 나무에 높이 올라가게 만들어 죽게 하여 그 위에서 버섯 싹이 돋아나게 한다.

곰팡이버섯 기생충에 의해 죽은 개미 사체에서 자라는 버섯

숙주를 천적에게 잡아먹히도록 만드는 기생충들
리베이로이아 기생충은 개구리를 숙주로 삼는데, 다음 숙주인 새에게 가기 위해 숙주인 개구리 다리를 기형으로 만들어 새에게 잡아먹히기 쉽게 만든다. 또한 사파로디아스 아트레이더스라는 개미를 숙주로 하는 기생충 미오네코니마 니오트로피카는 숙주의 엉덩이를 붉게 만든다.

개미의 빨간 엉덩이를 레드베리로 착각하여 개미를 새가 잡아먹으면, 새 속에서 다시 살아간다

이 개미의 빨간 엉덩이를 레드베리로 착각하여 개미를 새가 잡아먹으면, 새 속에서 다시 살아간다. 자신이 살기위해 숙주인 개구리나 개미를 천적인 새에게 잡혀 먹히도록 할 만큼 기생충들은 영악한 존재이다.

새가 개미 엉덩이를 과일로 착각하여 먹게 되면 1000여개의 기생충 알도 함께 먹고 새의 배설물을 다른 곳에 배출하여 기생충이 번식하게 된다.

기생충과의 전쟁과 평화
결국 기생충이 숙주의 뇌를 조종하는 메커니즘 속에는 신경전달물질이 숨어있다. 기생충박멸을 위해 구충제를 먹던 시대를 지나서 이제 음식물 속에 숨어있는 수많은 살균제와 방부제로 인하여 본의 아니게 인체 내 기생충들이 거의 사라졌다.

최근에 독소로 인해 장에 구멍이 뚫리는 크론병과 몇몇 질병에 일부러 기생충 알을 삼켜 질병을 치유하기도 한다. 기생충으로 인해 영양부족이 오던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기생충이 과잉 섭취한 영양분을 나눠먹던 과거와 달리 비만이 늘어난 현실에서 기생충의 순작용을 잘 이용하면 건강장수에 큰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한다.

일송재단 국제농업개발원 webmaster@iadi.or.kr

<저작권자 © 국제농업개발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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